나는 오늘 냉동고를 샀다. 아주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형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고 형이 피우던 담배의 단종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제 직후 판매사원은 웃으며 내일 중으로 냉동고가 배송될거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것을 더 말하고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이내 입을 다물고서 인사했다. 나 역시도 그저 입을 꾹 닫고 인사할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포스타입은 글쓰기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맨날 헷갈린다. 물론... 진짜로 맨날 뭘 쓰게된다면 안 헷갈리게 되겠지만 맨날 뭘 안 쓰는 사람은 맨날 헷갈릴 수 밖엔... 아무튼 헤어질 결심을 얘기할건데 뭐랄까 대놓고 트위터에 주절대기엔 너무 실례인 것 같고(지리적 이유로 아직 못 보신 분도 계시고... 등등...) 그래서 쿠션 하나정도는 깔고 이야기하는게 좋을...
내리치는 벼락 같은 울음소리에 여자는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온 몸을 비틀어대며 우는 아기를 달래며 여자는 눈을 끔뻑였다. 남편도 시모도, 다들 그렇게 바라마지않던 아기인데 정작 아기가 주는 모든 고통스러움은 여자 혼자서 떠안아야하는 것이 참 이상했다. 아기는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아기와 단 둘만이 있는 방 안에서 여자는 점점 천장이 낮아지는 것 ...
"도련님."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소정군은 뒤를 돌아보았다. 사용인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궁에서 가마가 왔습니다. 입궁하시라는 명이라고 합니다." "바로 갈, 아니, 잠시만 기다리시라 전해라. 내 금방 가겠다." 소정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황급히 말했다. 허겁지겁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소정군은 거울 앞에 섰다....
소정군에게 그날 아침은 평소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아침이었다. 소정군은 평소처럼 아침 일곱시 경에 눈을 떴다. 소정군은 사용인을 알람시계로 이용하는 타입이 아니었기에 그의 침실 안은 아직 어두웠다. 아직 걷지도 않은 커튼의 가느다란 틈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이 벌써 따사로왔다. 간밤에는 아무런 꿈도 꾸지 않았다. 그것이 더욱 소정군의 기분을 산뜻하게 했다...
"예?" 세 대신은 각자의 귀를 의심했다. 머리가 하앟게 센, 가장 나이가 많은 대신은 고개를 살며시 아주 조금만 들어 황제의 얼굴을 살피었다. 지금 황제가 한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였다. "경연대회를 열겠다고 했소이다." 황제는 침착하고 위엄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디 목소리 뿐인가. 얼굴 표정에도 위엄이 넘쳐흐르는 것 같다. 하지만 또한 아름답...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깬 황제가 광소를 터트렸다 황제의 침소를 지키고 있던 시녀가 깜짝 놀라 안으로 들어가 황제에게 물었다 달콤한 꿈을 꾸셨나봅니다 그렇지 않다 그럼 끔찍한 꿈을 꾸셨는지요 그렇지 않다 고개를 젓던 황제는 턱을 어루만지며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그러고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천천히 대답했다 어쩌면 둘 다인 것도 같구나 어쨌든 나는 내일부터...
1. 걸음걸음마다 삐걱이는 복도를 지나 방으로 돌아왔을 땐 밤이 깊은 시각이었다. 낮은 책상 위에 새하얀 봉투가 놓여있었다. 살짜기 열린 창 사이로 새어들어온 한 줌도 되지 않는 달빛을 받은 봉투의 흰 빛깔이 칼날의 그것을 볼 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에 섬찟했다. 허리에 찬 칼을 내려놓지도 않은 채, 몸을 감싼 제복의 단추 하나 풀지 않은 채 봉투를 열어 내용...
거칠게 서랍을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그 안에서 뭘 다급하게 찾는 듯 물건들이 서로 부딪혀 쨍그랑 쨍그랑 시끄럽다. 누워있던 몸을 반만 일으켜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니 부엌에 뜬금없을 정도로 환히 불이 들어와있다. 분명 내 옆에 누워있었을 마짱도 없다. 분명히 마짱이 잠드는 것을 확인하고 잠들었는데 언제 깨어났던거지? 아니, 어두운 것을 싫어하는 마짱이...
내가 연주하는 샤미센의 소리는 충분히 멀리 퍼지지 않는다. 그에 반해 반사이의 소리는 놀라울정도로 길게 뻗어나가곤 한다.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하는 나에게 반사이는 이런저런 이유일 것이라고 여러번 말을 해 주었지만 사실 들어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반사이가 말해준 이유가 나를 납득시킨 적이 한 번도 없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글을 썼다. 사실 맨 처음으로 내가 상상한 이야기를 문장으로 써서 엮어 완성한 다음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가 처음이지만, 그때 이후로 중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뭔가를 더 쓴 적은 없으므로 어떤 흐름의 시작이 될만한 시점을 고르자면 아무래도 중학교 2학년 때가 알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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